‘나를 위한 시간’

찾아 떠난 여행, 모두와 공유하고파

조아람 (산업공학과 4), 조보람 (법학과 4) 학생

21개 나라, 41개 도시를 여행하셨는데, 여행 계기와 준비과정이 궁금합니다.

인생에 한 번쯤은 자신을 위한 온전한 시간을 선물해주고 싶었어요. 어쩌면 한국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시간을 가지기가 힘들잖아요. 꽃이 가장 예쁘게 펴있을 때 가장 향기롭듯이 이왕 이런 선물을 줄 거라면 청춘이라는 꽃이 가장 아름답게 피어있을 때, 가장 향기로울 때 주고 싶었어요.

2학년까지 마치고 1년을 휴학한 후 여행 경비를 모으기 위해 7개월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틈틈이 여행 관련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모아 여행을 준비했고, 모든 여행을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하지 않고 여행의 일주일은 세세하게, 여행의 한 달 정도는 큰 틀만 잡았어요. 그리고 그 후의 여행은 무계획으로 떠나고 싶을 때 가고 싶은 곳으로 떠나기로 했죠.

『쌍둥아! 어디까지 가?!』 책을 발간하셨는데, 그 계기와 출판 과정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가장 먼저는 끝까지 저희 여행을 지켜보지 못하고 먼저 천국으로 간 사랑하는 이들에게 책으로 담아 전해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다른 이유로는 누군가에게 꿈과 위로를 전하고 싶었어요. 저와 제 또래들이 ‘청춘’이라는 존재로 세상을 걸어가고 있잖아요. 이 글이 실린 코너의 이름이 청춘예찬인데, 청춘을 예찬하기에는 지금 우리들의 상황은 너무 퍽퍽하게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꿈을 꾸기에도,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기에도 말이죠. 언젠가, 제가 책에서 누군가의 글로 여행의 꿈을 가지고 위로를 받았거든요. 제가 누군가의 글로 꿈을 가지고 위로를 받은 것처럼, 여행을 통해 마주한 세상을 보며 적어내린 글들로 채워진 이 책이 그런 ‘누군가의 글’이 되었으면 했어요. 사람의 마음과 생각에서 나오는 ‘글’이라는 것은 그 사람을 바꿀 수 있는 참 묵직한 힘이 있더라고요.

초고를 완성한 후 여러 출판사에 투고를 해보았지만 모두 거절당했어요. 포기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찾던 중 자가출판이라는 길을 찾아내었고, 몇 백만 원이 드는 출판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에게서 후원을 받는 크라우드 펀딩에 도전했어요. 이를 통해 후원 받은 금액으로 『쌍둥아! 어디까지 가?!』를 세상에 내보낼 수 있었죠.

여행을 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소나 이야기가 있나요?

고생한 곳일수록 기억에 남는다고 하잖아요. 이런 이유로 노르웨이 ‘베르겐’이라는 도시에서 있었던 일들이 자꾸만 떠오르네요. 북유럽의 살인적인 물가 자체가 힘들기도 했지만 그보다도 카우치서핑을 통해 만난 호스트들 집에서 베드버그에 물리고 집에서 쫓겨난 일이 더 기억에 남아요. 그중 집에서 쫓겨난 것은 서로 의사소통에 오해가 생겨서 일어난 일이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계속 그곳에 머물렀으면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을 수도 있었죠. 보람이랑 집에서 쫓겨나면서 정말 다행이라고 기뻐했어요.

* 카우치서핑: 무료로 자신의 집 공간을 내어주며 문화교류를 하는 여행자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해주는 사람을 호스트, 제공받는 사람을 게스트라고 함.

두 분과 같은 여행을 꿈꾸고 있는 친구, 선·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여행이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꿈꾸고 있다는 것은 참 멋있는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무엇이 되었든 꿈을 꾸었다면 겁내지 않고 꼭 세상으로 나가 두드려보시길 바라요. 하기 전 두려운 일들, 지레 겁먹지 않아도 되고 미리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일단 시작을 해보면 뭐가 되었든 하긴 하더라고요.

오랜 여행을 통해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면 여행을 꿈꾸는 것도 일상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고, 평범한 일상이 꽤나 소중하다는 거예요. 그리고 어쩌면 저희가 했던 여행보다 지금의 일상을 묵묵히 지켜나가며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들이 더 대단하다고 격려하고 싶어요. 저는 그저 여러분이 각자의 방법으로 지금의 순간을 충분히 누리고 사랑하시라는 말을 전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