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교 대학원 응용생명과학부 박사과정의 하봉정씨가 제23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농업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였다. ‘하봉정 매실사랑’의 대표이기도 한 하봉정 씨는 2014년 융합과학기술대학원 환경생명공학부에서 ‘매실의 당추출액과 발효식초를 첨가한 저염 고추장 소스의 품질특성’이라는 논문으로 이학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큰 상을 받으셨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뜻밖에 상을 받게 되어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저 시골에서 농사 조금 지어서 매실원액, 매실고추장, 된장 등을 만들며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대학에 들어가 견문을 넓혀보자’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 여깁니다.
‘매실의 당추출액과 발효식초를 첨가한 저염 고추장 소스의 품
질특성’ 논문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1980년대부터 매실 농사를 짓고 연구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기존 고추장의 품질을 유지하되 소금 함량을 낮추고 사용에 용이한 여러 유형의 소스를 개발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다양한 식재료 중에서 매실의 당 추출액은 특징적인 향미와 기능성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어, 저염 고추장 소스에 매실의 당 추출액을 넣음으로써 맛과 기능성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여기고 수출용 혹은 신세대 주부가 선호하는 제품으로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같은 원료로 발효시켜 제조한 매실 발효식초는 강한 항균력을 가져 저염으로 제조한 고추장의 보존성을 높여 줄 것으로 기대되어 첨가하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저염 고추장 소스의 특성과 관능검사를 실시하여 맛의 조화와 향미를 높일 수 있는 적절한 첨가량을 찾고자 하는 데 목적을 두었습니다.
석사에 이어 박사과정을 밟게 되신 계기가 있을까요?
저는 남들보다 조금 늦은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제 또래들이 다들 그랬겠지만, 유년시절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인해 배우지 못한 한(恨)이 늘 마음 한구석에 있었습니다. 3남매를 다 대학에 보내고 난 뒤, ‘더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천명(知天命)을 넘긴 나이가 되어서야 문득 ‘용기’라는 이름이 다가왔습니다.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대학을 나오고 이어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공부는 끝이 없고 연구는 무궁무진하여 보다 높은 곳으로 향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떤 일이든 독자적인 지식을 이룬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기업 경영자로서 가지고 계신 철학이 궁금합니다.
저는 크리스천입니다. 큰 기업을 경영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특별한 철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 새벽기도를 통한 신앙생활 가운데 제가 이 사회에서 꼭 해야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있습니다. 서로 사랑하라. 회사 이름도 ‘하봉정 매실사랑’입니다.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항상 기뻐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제 삶의 철학 아닌 철학입니다.
학도로서, 또 CEO로서 앞으로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매화는 사군자의 으뜸으로 군자가 지향하는 바입니다. 12월~1월의 겨울 추위 속에서 봉오리를 맺고 있는 매화를 볼때면 절로 감탄사가 나옵니다. 저는 3월에 활짝 핀 매화보다는 이맘때쯤 추위 속에서 봉오리를 맺고 있는 그 모습을 좋아합니다. 제가 살아온 인생과 닮았다고나 할까요. 梅一生寒不賣香, 매화는 일생을 추위 속에 살아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경영하는 회사도 그저 쉽게 제품을 팔아서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매화처럼 맑고 고결한 정신을 제품에 담아내는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남은 생애를 이 길로 가고자 하는 후진들에게 한껏 길을 열어주며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