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군 유적답사로 되돌아본

현재 우리의 자화상

독립군 활동을 하셨던 증조할아버지

나의 증조할아버지는 독립군 활동을 하셨던 분이다. 어느 해 3월 1일, 돌아가신 증조할아버지 대신 할아버지께서 훈장을 받으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때문인지 독립운동에 대한 화제에 언제나 관심이 많았다.

역사적 일들은 남이 아닌 우리 민족, 나의 가족의 일이었고, 그만큼 독립에 대한 사건들이 조금 더 크게 다가왔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독립군 유적 탐방을 가게 되었는데, 특히 상해에서 활동한 독립군 유적지를 가본다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책에서만 보던 역사적인 공간들을 직접 찾아 가서 그 발자취를 따라가며 당시의 상황을 공감하고 싶었다.

윤봉길 의사와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11월 19일 화요일, 부푼 마음을 안고 상해 푸동 공항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쌀쌀한 공기가 우릴 맞이하였다. 첫 느낌은 역시 중국은 크다는 것이었다. 저녁시간이었지만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지친 몸을 이끌고 서둘러 저녁식사 장소로 이동했다. 버스로 이동할 때마다 가이드가 중국에 대한 많은 여담을 각 유적지와 연관 지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셨다.

본격적인 탐방 첫째 날, 첫 번째로 둘러본 곳은 윤봉길 의사의 의거지인 홍구(홍커우) 공원이다. 공원의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안쪽에 윤봉길 기념관인 조그만 주택이 있다. 기념관으로 들어서니 그 당시 의거가 일어난 장소에 윤봉길 의사의 업적을 기리는 바위가 자리하고 있었다. 윤봉길 의사는 일제 강점기의 현실에 절감하고 민족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혁명가이다. 1931년 상하이에 도착한 윤봉길 의사는 한인 애국단에 가입하여 조국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활동하였다. 1932년 4월 29일 일왕의 생일날, 홍구 공원에서 수통형 폭탄을 중앙 단상으로 던져 일본의 핵심 인물에게 중상을 입히는 거사를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의 독립의지를 만방에 알렸다. 현장에서 잡혀 총살당했는데 그때 나이 25살이었다. 윤봉길 의사는 그 누구보다 용감하였고 침체기였던 독립운동에 불씨를 붙여 우리나라를 독립으로 이끈 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실제 그 장소에서 설명을 듣고 둘러보니 벅찬 마음이 들었고 그 당시 윤봉길 의사의 열정과 굳은 의지를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다.

항주 임시정부 청사를 둘러보다

둘째 날, 이른 새벽부터 준비하여 3시간에 걸쳐 항주로 이동하였다. 항주는 베이징에서부터 시작한 5개의 강을 잇는 경항 대운하의 종점이며, 한국의 많은 대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한국 임시정부의 발자취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첫 목적지로 항주 임시정부 청사로 향했다. 윤봉길 의사의 의거 이후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상해에서 항주로 피난길을 올랐다. 일제의 감시를 피해 여러 차례 이동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광복까지 8번의 피난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우리 민족의 굳은 의지를 보여주는 곳이었다. 내부에는 임시정부 요인들이 거처했던 숙소, 회의실 등이 있었고 상해보다 훨씬 보존이 잘 되어 있었으며 역사적 내용 또한 설명이 잘되어 있었다.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며 직접 눈으로 보고 느껴보니 그 당시의 억눌렸던 우리 민족의 투쟁 의지와 독립운동의 열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역사를 되돌아보다

마지막 날 아침, 상해 랜드마크인 동방명주에 들러 전망대에서 상해의 모습을 눈에 가득 담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상해에서 강한 인상을 받고 와서 그런지 돌아온 뒤에도 여행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안창호, 이봉창, 윤봉길, 안중근 등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들의 남은 흔적으로나마 대한민국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그러기에 이번 여행은 더욱 뜻깊었다. 일제의 침략에 의해 생긴 상처는 아물지 않았고, 아직까지도 위안부 문제, 남북통일 등 풀리지 않은 숙제가 가득하다. 그들의 노력에 부끄럽지 않게 현명하게 잘 풀어나가야 하며,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그리고 앞으로의 우리나라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역사를 되돌아보아야 하고 이분들의 투쟁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