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정신으로

참된 언론의 길을 걷다

김상진 전 중앙일보ㆍJTBC 부산총국장(낙농학과 76학번)

날카로운 시선과 이타적인 심성으로 기자 본연의 업무를 성실히 다한 공적을 인정받아 제9회 개척언론인 상을 수상한 김상진 전 총국장. 동료·후배 언론인들에게 모범이 되어온 그에게 개척정신이란 어떤 의미인지 물어 보았다.

김상진 전 총국장은...

제9회 개척언론인 상을 수상한 김상진 전 중앙일보ㆍJTBC 부산총국장은 우리 대학교 낙농학과를 1980년 졸업했으며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을 나왔다. 국제신문 기자, 중앙일보 기자, 차장, 부장을 거쳐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중앙일보ㆍJTBC 부산총국장을 지냈다. 중앙일보 특종상(1997년 7월), 한국기자협회 ‘이 달의 기자상’(2001년 6월)을 수상한 바 있다.

모교인 경상대학교가 총국장님의 인생에 미친 영향은 어떤 게 있나요?

지금도 대학 동기들이 만나면 막걸리에 파전을 즐깁니다. 대학시절 칠암동에 많았던 막걸리 집을 다녔던 습관이죠. 모교는 소박함과 근면함을 길러줬습니다. 대학시절에는 자전거 타고 다니는 교수님들이 많았습니다. 밤늦게 퇴근하시면서 자전거 뒤에 책을 가득 싣고 가시는 교수님들을 보면서 근면함과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배웠습니다. 그 영향으로 새 옷보다는 적당히 낡은 옷, 새 차보다는 손때 묻은 차를 사용하고 세상을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무엇보다 개척정신이죠. 대학시절에도 개척탑 앞에서 생각을 해본 적이 많았습니다. 그런 자세로 우리나라 대표 언론사에서 주눅 들지 않고 열심히 일할 수 있었습니다.

좌우명이 어떻게 되나요?

기자생활을 하는 동안 저의 건배사는 항상 ‘우문현답’이었습니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뜻입니다. 기자생활을 하는 동안 항상 현장에서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자세로 일했습니다. 시간에 쫓겨 현장을 소홀히 했을 때는 항상 부족한 기사가 되거나 기사로 인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러한 경험이 지금도 무슨 일을 하든지 현장을 확인하고 사람을 직접 만나서 일을 처리합니다.

현장을 확인할 때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처음 제보를 받았을 때는 엄청난 사건이지만 확인해 보면 전혀 다른 사건으로 바뀌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한쪽 이야기만 듣지 말고, 다양한 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기자생활이 저에게 가르쳐 준 교훈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를 말씀해 주세요.

기자 경험을 살려서 봉사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으로는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자서전 쓰기 강좌를 열고 그 원고를 모아 자서전을 엮어 드리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컴퓨터로 편집하고 책으로 엮는 전자출판 자격증도 받았습니다. 지금 우리 나라 요양원은 ‘죽음을 기다리는 집’이 돼 버렸습니다. 평생 조용히 자식을 기르고 세상의 어려운 일을 헤쳐 온 어르신들의 평범한 삶이 모여서 이 땅의 역사가 되는 것입니다. 어르신들의 자존감을 살려 드리고 삶의 보람을 찾아드릴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소 한 마리부터 길러 보고 싶네요. 못 다한 목장주 꿈도 시작해 보고 싶습니다. 소의 해 맑은 눈을 보면서 세상 시름 다 잊고 싶습니다. 허허.

인생의 선배로서 모교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가 4학년이던 1979년은 10·26, 12·12 사태 등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제대로 공부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취업난이 심하지만 그 시절보다 정치는 안정됐고, 경제적으로도 여유 있는 세상이 됐습니다. 공부와 취업을 도와주는 여러 가지 지원책들이 많이 있더군요.

제9회 개척언론인 상 수상소감

30년 가까이 일했던 언론사를 떠나면서 모교 출신 언론인들로 구성된 개척언론인회가 주는 상을 받게 돼 영광입니다. 경상대 출신 언론인 100여 명으로 이뤄진 개척언론인회 회원들은 신문과 방송, 인터넷 언론사들의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언론 현장을 지키고 있는 선후배들이 뜻을 모아 주는상이라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기자 생활을 시작한 계기가 모교였고, 모교가 주는 상을 받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어 고맙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