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가거든

내가 잘 있다고

전해 주소…

글 조민주 러시아학과

설렘 반 기대 반 우즈베키스탄으로 출발!

2017년 6월 21일 드디어 해외봉사라는 나의 인생의 한 페이지가 시작되었다. 해외봉사를 마치고 난 2주 뒤에 변해 있을 나의 모습, 성숙해져 있을 나의 모습을 기대하면서 출국길에 올랐다. 우즈베키스탄에 도착 후, “경상대학교 학생대표로 해외봉사를 왔고 두렵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잘해내서 뿌듯하게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다.”라는 다짐과 함께 우리 해외봉사 단원들은 아리랑 요양원으로 갔다. 그곳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초롱초롱한 눈을 가진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처음 만났다. 짧은 만남 후 우리는 요양원 2층 대강당에서 봉사활동 발대식을 했다.

우즈베키스탄 아이들과의 첫 수업!

드디어 아이들에게 처음으로 수업하는 날이다. 한국에서 수업을 준비할 때 예상하던 것과 달리, 많은 아이들이 모였다. 우리의 수업은 한국의 투호놀이와 비슷한 바구니에 모래주머니 넣기였다. 우리 대학교가 이곳에서 봉사를 시작한 지 8년째라서 그런지 아이들도 한국어를 대충 이해하고 우리의 지도를 잘 따라주었다. 통역사가 바쁠 때에는 나의 전공 러시아어로 아이들과 소통하기도 하였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이 대부분이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 마을에는 놀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고 부모들이 모두 일을 하러 가기 때문에 우리는 아이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존재이자 사랑을 주는 존재였다.

오늘 나는 수업에서 제외되었고 어르신들의 말동무가 되어 같이 놀아드리기로 하였다. 하지만 이날 요양원 어르신 중 한 분이 돌아가셔서 요양원 분위기가 무거웠다. 일정 중 하나인 식당에서 어르신과의 만남이 취소되었다. 그 대신 나는 내일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포장하였다.

이후 식당에서 어르신들이 과일과 잡채를 드실 때 옆에서 말동무가 되어주고 안마를 해드렸다. 그러던 중 한 할머니께서 나를 부르셨다. 나보고 “밥은 먹었니? 몇 살이니? 어디에서 왔니?” 등등 많은 질문을 하셨다. 나 역시 나의 친할머니가 생각나 옆에 쪼그려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할머니께서 “나도 한국이 보고 싶다. 그리고 네가 곧 한국에 돌아가거든 내가 잘 있다고 전해 주소……” 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듣자마자 눈물을 왈칵 쏟아졌다. 나는 할머니를 안아드렸다. 그리고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였다. 할머니가 흐르는 내 눈물을 닦아 주셨다. 마음이 너무 아파서 할머니를 방까지 모셔다 드렸고 마지막에 손으로 큰 하트를 만들어 할머니에게 보여주고 나는 뒤돌아서 또 눈물을 흘렸다.

아리랑 요양원에서 마지막 날!

처음 우즈베키스탄에 왔을 때는 2주가 참 길게 느껴졌는데 오늘, 벌써 봉사활동 마지막 날인 그 순간이 왔다. 우리 ‘한국문화’ 팀은 해단식 때 사물놀이 공연을 하기로 했다.

팀원들과 나는 아침 일찍 요양원에 도착하여 복색을 갖춰 입고 공연 연습을 하였다. 마지막이라고 하니 떨려서 그런지 계속 실수하였고 어제 마지막 인사를 하였던 아이들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정말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었다. 마지막에 좋은 모습을 남기고 가고 싶어서 나는 우리 팀원들과 열심히 준비했다.

드디어 해단식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해단식을 끝내고 공연 차례를 기다리고 있을 때, 한 아이가 우리에게 다가와서는 “나는 여기서 주는 선물들 다 필요 없어요. 그냥 선생님들과 더 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우리 팀원 모두가 이 말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데 아이들에게 많은 행복과 웃음을 줄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에 좋았고 한편으로는 마음 한구석이 찡했다.
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우리는 요양원 어르신들, 아이들과 인사를 하고 단체 사진을 찍었다. 이것을 끝으로, 나의 꿈만 같았던 2주간의 봉사활동이 막을 내렸다.

해외봉사로 얻은 값진 선물들

해외봉사라는 것이 나를 많이 바꾸어 놓았다. 사람을 어떻게 사귀는지 몰랐던 나를,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에 대한 것을 가르쳐 주었고 자립심을 키울 수 있게 도와주었다. 내가 경상대학교에서 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해외봉사라고 생각하니 섭섭하지만, 나의 여름방학 첫 시작을 하계 해외봉사 활동으로 시작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리고 해외봉사라는 것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신 선생님들과 우리 단원들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중 나의팀 ‘한국문화’에게 한마디하고 싶다.
“내가 힘들고 지칠 때 옆에서 많은 힘이 되어 주고 함께 있어 줘서 정말 고마워. 좋은 언니, 오빠, 동생을 얻어 가는 거 같아서 든든하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