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이 빚어낸 결실

최근, 나날이 훼손돼 가는 경남지역 고문헌 등 각종 역사자료를 수집하여 연구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우리 대학교 도서관의 소장 고문서 가운데 146점이 최근 문화재로 지정되었고, 영남을 대표하는 조선의 대학자 남명 조식 선생의 후손으로부터 남명 선생의 친필 1점을 기증 받았다.

희귀 고문헌 남명 조식 선생 친필 기증받아

- 영남이 자랑하는 조선의 대학자, 남명 조식 선생과 조우하다

우리 대학교 도서관이 남명 조식 선생의 후손 조영기 씨로부터 기증 받은 남명 선생 친필은 남명이 28세 때(1528년) 부친 조언형(曺彦亨: 1469~1526)의 생애를 기록한 ‘선고 통훈대부 승문원 판교 부군 묘갈명’(先考 通訓大夫 承文院 判校 府君 墓碣銘)이다. 군데군데 수정한 부분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초고본이다.

남명은 묘갈명에서 “부군은 임금을 섬겼으나 구차하게 세상에 아부하며 영화를 구하지 않았다. 나도 부친을 기만하거나 부친의 덕(德)에 부끄럽지 않게 살겠다.”고 기록하였다. 강직하고 청렴하기로 이름 높았던 부친의 생애를 회고하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조언형 묘갈은 합천군 삼가면 하판리 산30번지에 세워져 있고, 유형문화재 제410호로 지정되어 있다.

퇴계 이황과 함께 영남학파 양대산맥이라 일컫는 남명은 저술보다 실천을 중시한 학자인 관계로 남긴 저술도 적고, 전래되는 친필도 현재 4~5점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희귀하다. 남명 선생 친필은 약 490년 된 고문헌으로서, 남명이 부친을 위해 지은 초고본일 뿐만 아니라, 보존상태도 우수하여 문화재적·학술적 가치가 높다.

소장자는 남명 친필 기증처를 물색하기 위해 지난 8월 고문헌도서관을 방문하여 시설을 견학하고, 우수한 보존시설과 고문헌 관리시스템을 보고 경상대학교 도서관에 기증하기로 결심했다고 기증 경위를 밝혔다.

이상경 총장은 “우리 대학교는 남명학 연구 중심 대학인데, 이번에 남명의 귀중한 친필을 도서관에 최초로 소장하게 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이것을 계기로 우리 대학교의 남명학 연구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고문헌도서관 소장 고문서 146점 문화재 지정

- 경남지역의 역사·생활상 더욱 자세하게 연구할 계기를 마련하다

우리 대학교 고문헌도서관이 소장한 농포 정문부 문중 고문서 123점과 창녕조씨 시랑공파 문중 고문서 23점 등 2건 146점이 지난 8월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이번에 문화재로 지정된 ‘농포 정문부 문중 고문서’ 123점(유형문화재 제615호)은 진주시 이반성면 농포 정문부(1564-1624) 선생 종택에서 소장하고 있다가, 종손 고 정규섭 씨가 2005년 우리 대학교 도서관에 기증한 고문헌 중 일부다.

고문헌은 해주정씨 문중에서 18~19세기에 작성된 문중의 연속된 역사 기록이다. 문서 중에는 무고로 감옥에 갇힌 부친을 위해 14세부터 6년 동안 지극한 노력을 기울인 농포선생 8세손 정가인의 효행을 표창해 줄 것을 지역 유지가 진주목사와 암행어사에게 건의하는 문서를 비롯해 길이 2m가 넘는 재산 분재기, 정상열의 과거시험 답안지와 교지, 문중 호구단자, 양자 승인문서 등 다양한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 농포문중의 구체적인 경제 및 생활상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창녕조씨 시랑공파 문중 고문서’ 23점(유형문화재 제616호)은 마산의 조동열 씨가 기증한 고문헌 중 일부다. 1500년에 작성된 조숙기 교지와 후손들의 재산분재기, 호구단자 등이 연속적으로 남아 있어 창녕조씨 시랑공파 문중 조숙기·조윤손 후손들의 가계 내력, 경제 상황, 사회 활동 등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마호섭 도서관장은 “문중의 역사가 수록된 고문헌을 기증해 주신 분께 감사드린다. 문화재로 지정됨으로써 소장 고문헌의 가치를 공인받게 되었다. 경남지역 여러 문중의 자료가 한곳에 모여 경남지역의 역사와 생활상을 더욱 자세하게 연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