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한 안목과 지식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소중한 시간

글 노양근

농업생명과학대학 생물산업기계공학 3학년

급격히 발전하는 드론 기술을 활용하여 한국농업과 농업기계기술을 발전시킬 순 없을까?
그 해답을 얻고자 지난 1월 3일부터 13일까지 11일간 해외탐방(GPP)으로 중국의 유명 드론업체들을 방문했다.

급작스럽게 변하는 현지상황

우리 팀이 중국에 처음 발을 들인 곳은 연태다. 비용을 절약하고자 연태를 경유하여 목적지인 상하이로 출발하려 했다. 하지만 상하이의 급작스런 기상악화로 인해 비행기가 결항되어 계획에도 없던 연태에서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이로 인해 예약해 두었던 호텔 1박 요금과 연태에서의 1박 요금이 불필요하게 지출됐다. 다음날 아침 일찍 숙소에서 출발한 우리는 다행히 호전된 날씨 덕에 상하이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예약확인 문제로 인해 저녁식사 시간이 다 돼서야 체크인을 마쳤다.

이로 인해 둘러보고자 했던 상하이 대학은 아쉽게도 방문하지 못했다. 아무리 철저하게 준비해도 급작스런 현지상황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그렇게 우리의 중국방문 첫날과 둘째 날이 무의미하게 흘러갔다.

드론의 미래를 보여준 중국의 드론 제작 업체들

본격적인 탐방은 3일차인 1월 5일부터 시작됐다. 우리의 첫 번째 해외탐방 업체인 YUNEEC에 도착하자 직원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YUNEEC는 인텔이 투자할 정도로 중국의 유망 드론 업체 중 하나다. 산업용 드론 생산보다 레저와 같은 취미생활을 위한 드론을 생산하고 있으며 가격도 매우 저렴한 것이 강점이다.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곳을 견학할 수 있었는데, VR을 이용하여 설계한 제품을 테스트하고, 안정성을 체크하고 있었다.

드론이 최근 대세가 된 산업인 만큼 테스트 장비와 설계 장비들 역시 편리하고 재미있어 보였다. 이후 비행기로 심천으로 이동한 우리는 주말 동안 푹 쉬었다.

7일차인 월요일에는 DJI와 XIRO 두 곳을 들른 뒤 광저우로 출발해야 했기에 주말 동안의 휴식은 우리에게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7일차의 첫 번째 일정으로 탐방한 DJI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100% 자신들이 만들기에 중국의 애플이라 불린다. 세계 1위 기업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종류의 드론을 제작하고 있으며 회사 제품에 대한 자부심 역시 대단했다.

담당자와 인터뷰 중 우리가 만들고 있는 드론에 대해 물어보니 상당한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실현가능성도 높고 아이디어도 좋다는 칭찬을 받을 수 있었다. 현재 농업용 드론 시장의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기에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며 우리에게 큰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다음 일정으로 방문한 XIRO는 RAPOO라는 그룹의 드론 부서 이름이다. XIRO의 가장 큰 특징은 저렴한 가격이다. 만약 DJI의 드론과 똑같은 스펙의 드론이 XIRO에서 출시된다면 DJI보다 약 20% 저렴하다고 한다. 최근 들어 연구, 개발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는데 우리나라의 삼성에서도 XIRO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이후 우리는 XIRO 담당자의 도움을 받아 기차보다 훨씬 저렴한 버스를 타고 광저우로 이동했다.

보다 넓은 세상을 만나게 해준 GPP

다음날 아침 일찍 우리는 XAIRCRAFT를 방문했다. XAIRCRAFT 초창기에 민간용 드론과 산업용 드론을 만들다가 2013년부터 농업용 드론만 생산하는 농업 드론 회사다. 우리가 목표로 했던 주제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체이기에 담당자의 사소한 설명도 놓치지 않으려 최대한 집중했다.

XAIRCRAFT는 고령화된 농업 산업에 적합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바로 렌털 서비스와 드론 운전기사 서비스이다. 렌털 서비스는 고가의 드론을 구입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농민에게 일정 금액을 받고 드론을 빌려주는 서비스이고, 드론 운전기사 서비스는 민간용 드론보다 상대적으로 조종이 힘든 농업용 드론을 대신 운전해 논에 방제를 해주는 서비스다. XAIRCRAFT는 드론의 판매보다 이런 서비스를 이용한 수입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지금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는데 방제용 드론이 아닌 드론과 GIS, GPS를 이용하여 식물의 생육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이용해 변량시비 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 중이라고 한다. XAIRCRAFT는 우리의 아이디어를 매우 흥미롭게 생각하고, 자신들도 생각해보지 못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또한 만약 우리가 만드는 드론이 개발된다면 농업용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닌 고급 빌딩이나 아파트에서도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농업 드론 회사에서 우리들의 아이디어를 높게 평가해 주어 매우 뿌듯했다. 이후 남은 일정 동안 세계 최초로 탑승형 드론을 만든 ehang과 오락용 드론을 전문으로 만드는 walkera를 방문한 뒤 11일간의 중국 일정을 마무리했다.

사실 우리 팀원들 모두 중국에 처음 방문했다. 다수의 실수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사고 없이 무탈하게 보냈으며 중국의 기업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GPP를 통해 보다 넓은 세상을 보았으며 이 경험이 나 자신을 한층 성장시켰음은 물론이다. 소중한 기회를 갖도록 도와주신 모든분들과 열심히 한 우리 조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GPP(Global Pioneer Program)
국제적 현안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우리 대학교에서 매년 진행하는 하계·동계 해외탐방 프로그램. 학생들이 스스로 자유롭게 탐방주제를 정하고, 그와 관련된 외국의 교육 및 산업현장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