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7월 5일, 영국에서 세계 최초의 복제 양 ‘돌리(Dolly)’가 태어났다. 수정란을 나누어 복제하는 방법으로는 이미 1981년부터 쥐를 시작으로 양, 토끼, 소 등은 국내외에서 성공했지만, 완전히 자란 다른 포유동물의 세포로부터 복제된 동물은 돌리가 처음이었다. 이른바 체세포를 이용한 복제기술의 성공을 알린 첫 연구결과였다. 체세포 복제는 어떤 동물을 현재 상태 그대로 똑같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사람에게도 성공적으로 적용된다면 인간까지도 복제가 가능해지므로 돌리의 탄생은 그야말로 전 세계 과학계에 커다란 충격이자, 혁신이었다.

돌리의 탄생은 축복이었지만, 이후 돌리는 비만에 시달렸고 어린 나이 때부터 관절염을 앓았다. 결국 폐질환으로 2003년, 6년 수개월간의 짧은 생을 마친 돌리. 이를 두고 복제동물은 일반 동물에 비해 건강하지 못하거나 빨리 늙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국제공동연구진이 이와 같은 사실과 달리, 복제동물 역시 정상적으로 나이를 먹고 건강을 유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돌리의 동생격이라고 할 수 있는 13마리의 체세포 복제양을 대상으로 약 10년간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린 것이다.

국제공동연구진으로서 연구에 참여한 우리 대학교 이준희 교수와 충남대 최인철 교수는 모두 ‘돌리’를 만든 주역인 키스 캠벨 노팅엄대 교수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고 박사후연구원을 보낸 제자로, 복제동물 연구에 관해서는 국내 최고 전문가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연구결과 발표

국제공동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1.47) 7월 26일자(영국 현지시각)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살펴본 13마리의 복제 양 중 4마리는 돌리를 만들 때 쓴 ‘젖샘세포’로 복제한 양이다. 이 4마리는 또 다른 ‘돌리’인 셈이다. 연구진은 이 복제양이 7~9세쯤 됐을 때 돌리처럼 관절염을 앓는지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촬영했다. 이준희 교수는 “13마리 중 1마리만 골관절염이 나와 복제양 대부분 건강하게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 복제양이 비만 등 대사질환이 있는지 체지방률과 인슐린 저항성을 검사한 결과 대사질환이 없다는 것도 밝혔다. 혈압을 24시간 동안 측정한 결과도 모두 정상 수치였다.

이준희 교수는 “이번 연구처럼 약 10년간 복제동물의 건강상태를 검사한 경우는 흔치 않다”며 “이 때문에 복제동물의 건강 상태는 여전히 의문이었지만 이번에 양들이 오랫동안 건강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복제 과정에서 완벽한 리프로그래밍(reprogramming)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제공동연구진의 이번 연구결과는 앞으로 복제동물 연구에 대한 더 큰 관심과 기대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