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공부 그 이상의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

글. 이수빈(사범대학 영어교육과 12학번)

머레이(Murray)주립대에서 한 학기를 마무리하고 여행하는 시점에서 수기를 작성하게 되었다.

아직 가을 학기를 수강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교환학생으로 혹은 어학연수로 머레이주립대에 오게 될 학우들에게 나의 수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교환학생이 되기 위한 첫 번째 과제, 토플 준비

우선 교환학생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하는 토플의 경우 예전에 토플 학원에서 배운 기억을 더듬어 가면서 혼자 공부를 진행했다. 9월쯤 교환학생 지원 신청을 받았기 때문에 여름방학 때 토플을 준비했다.

비자나 비행기표 등은 교내 오리엔테이션과 인터넷 블로그를 참고해 준비를 마쳤다. 학기가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큰돈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기숙사비, 책값, 식비, 오리엔테이션 비용, 셔틀 비용, ID Card 비용 등등 여러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비용을 다 지불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학기 수업이 시작된다. 우선 기본적으로 교환학생들이 들어야 하는 ENG105와 더불어 내 전공과 관련된 과목들을 우선적으로 수강했다. 100번 대는 1학년이, 200번 대는 2학년, 300번 대는 3학년, 400번 대는 4학년 수준에 맞춰진 수업이 진행된다.

쉴 새 없는 과제, 자연스레 쌓이는 실력수업 내용의 경우 원래 한국에서 들었던 전공과 겹치는 부분도 있는 반면 새로운 부분도 있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400번 대의 Unit Plan(강의 계획서 작성)이었는데 레슨 10개를 스스로 만들어서 Unit Plan에 포함시켜야 했기에 상당히 힘들었다. 그리고 다른 대부분의 과목들에 Final Paper가 존재하며 약 6-10p 분량의 연구 페이퍼를 APA 혹은 MLA 형태에 정확히 맞추어서 작성해 내야 했다.

이 연구 페이퍼의 경우 .com과 같은 신뢰하기 힘든 사이트는 출처로서 인정이 안된다. 보통 Google Scholar에서 검색한 논문들을 바탕으로 페이퍼를 작성했다. 이외에도 어마어마한 양의 과제들이 쉴 새 없이 나가기 때문에 미국에서 16학점을 들었는데도 우리 대학교에서 22학점을 듣는 것보다 훨씬 더 바쁜 생활을 했다. 특히나 어마어마한 양의 과제 대부분이 writing 과제이기 때문에 영어로 writing을 잘하지 못한다면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 수 있다.

또한 머레이주립대는 지역 특성상 주변에 놀거리가 전무하다시피 해서 공부나 운동하기에는 상당히 좋은 환경을 갖췄다. 또한 바이블 밸트에 속하는 마을이라 다른 미국지역에 비해서 상당히 안전하다.

기말고사 후, 주어지는 꿀맛 같은 여행

기말고사가 끝나고 나면 서서히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나가기 시작하고, 보통 교환학생들은 여행 떠날 준비를 하게 된다. 여행계획은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대략적으로 짜두었는데, 3개월 여행을 계획했기 때문에 여행을 준비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을 쏟았다. 루트는 머레이에서 시작해서 멤피스와 댈러스, 그랜드 캐니언, 피닉스, 샌디에이고, 덴버, 시카고, 나이아가라 폭포, 뉴욕, 워싱턴, 마이애미, 애틀랜타 등을 거쳐 다시 머레이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나는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이 순간에만 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고 싶어서 미국 서부와 동부를 한 바퀴 크게 도는 루트를 계획했고, 숙박은 모두 카우치서핑으로 불리는 사이트를 이용해서 해결했다. 카우치서핑은 현지인의 집에서 무료로 숙박하는 대신 문화를 교류할 수 있도록 만든 사이트다. 교통은 전부 버스로 해결했다. 개인적으로는 버스여행이 주변 Scenic view가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어서 비행기 여행보다 좋았던 것 같다.

미국에 온 지 5개월 정도 된 시점에서 내가 깨달은 건, ‘내가 영어를 정말 못한다’는 것이었다. 직접 원어민과 대화해보고 자신이 얼마나 영어를 잘 못하는지 깨닫는 것부터 영어공부의 시작이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단순히 영어공부를 하는 것 그 이상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