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의 시대, 평등사회를 밝히는

형평운동

국내 최고 전문가

김중섭 교수

- ‘조선형평운동사연구회’ 초대 공동대표 선임

- 『조선형평운동사료집』발간

- 『평등사회를 향하여 : 한국 형평사와 일본 수평사 비교』학술원 우수도서 선정

1894년 갑오개혁으로 백정이라는 신분적 차별이 법적으로 철폐되었지만 백정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냉대는 일제 강점기에도 여전했다.

우리 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 김중섭 교수는 이 형평사 연구에 대한 기반을 닦고, 알리는 데 적극 나서는 선구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형평운동 연구,

30년 전 ‘경상대학교’와의 만남이 시작

조선형평운동(이하 형평운동)에 대한 연구는 2013년 김중섭 교수를 포함한 한국과 일본의 연구자들이 모여 ‘형평사사료연구회’를 조직한 것이 최초였다. 이후 3년 동안 작업한 『조선형평운동사료집』(이하 사료집)을
올해 4월 발간하면서, 더 깊이 있는 연구를 위해 ‘조선형평운동사연구회’(이하 연구회)로 이름을 바꾸었다.

현재 김중섭 교수와 저명한 한국 연구자인 미즈노 나오키 교토대 명예교수, 일본 수평운동 전문가 아사지 타케시 오사카인권박물관 관장이 단체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고, 일본과 한국의 학자 17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중섭 교수가 형평운동 연구를 처음 접한 것은 약 30년 전인 1981년, 우리 대학교에 부임하면서부터였다.
당시 형평운동에 대한 연구가 전무했던 상황에서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형평운동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쓴 것이 본격적인 계기가 되었다. “영국 논문을 시작으로 1993년부터 일본 부락해방인권연구소의 초청을 받아 형평운동에 관한 강연을 했고, 그후 계속 일본 연구자들과 교류해오고 있습니다.”

형평운동은 일본학자들과 함께 연구할 수밖에 없다. 일제 강점기에 일어난 운동이기 때문에 사료들이 대부분 일본어로 기록돼 있고, 형평운동에 영향을 준 것이 바로 일본의 ‘수평사’(水平社)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수평사는 형평사보다 1년 앞서 조직된, 우리처럼 신분차별을 거부하며 일어난 부락민(部落民) 해방운동이다.

한일 학자들이 이룬 형평사 창립

93주년 기념 『조선형평운동사료집』 발간

한일 양국의 학자들이 3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든 사료집은 1년에 봄·가을 두 차례 한국과 일본의 학자들이 함께 학술모임을 통해 끊임없이 점검하며 진행했다. 우선 연구회에서는 일본어로 된 형평운동 관련 사료를 최대한 수집했다. 국사편찬위원회의 자료뿐만 아니라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등 한국과 일본에 있는 사료를 모았다. 수집한 사료 중 일본 측은 일본어 자료를, 한국 측은 한글 자료를 분담해 처리했다. 수집한 자료가 주로 일본어였고, 대부분이 필기체였기에 일본 측 작업이 특히 어려웠다고 한다. 또한 결과물은 특급 우편으로 주고받을 수밖에 없었기에 시간과 소통 모두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었다.

지금까지의 형평운동 연구가 당시의 신문, 잡지기사에만 의존했다면, 이번 사료집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일본어 자료를 집대성했다. “당시 일제 경찰이 수집한 형평사 전국대회 회의록, 참가자 명단, 포스
터 등 다양합니다. 형평사 사가(노래)가 있다는 것도 처음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일제 경찰이나 검찰이 남긴 필사본을 컴퓨터에 입력해 읽기 쉽도록 한 것도 큰 공헌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한국과 일본의 연구자들이
협력해 이루어낸 결실이라는 점도 기록할만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인문학 타 분야 연구 발전에도 보탬이 되길

“이번 사료집 발간과 함께 조선형평운동사연구회 결성으로 한일 협력 연구가 탄력을 받아, 앞으로 형평사 관련 연구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나아가 이런 지속적인 연구 결실들이 모여 인문학 전체
가 발전해 가길 바랍니다. 사실상 인문학적 연구는 결실을 얻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결말이 간단히 정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론 답이 여럿이기도 하죠. 그러나 그 질문과 답에 대한 탐구는 사람이 살
아가는 곳에서 언제나 값지게 평가되기 마련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연구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