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인연, 시간
그리고 아쉬운 헤어짐
글_ 김지융(회계학과 3)
나에게 2015년은 의미가 크다. 1월에 전역한 것을 시작으로 내 인생에 처음으로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공부할 기회가 생겼다는 것. 해외여행을 비롯한 여러 가지 경험과 많은 사람을 만나게 해준 이번 필리핀 집중어학연수 프로그램은 나에게 커다란 선물과도 같았다.
CHAPTER 1_ 설렘과 걱정을 동시에 가지고 시작된 필리핀 생활
출발하기 전 오리엔테이션에서 나는 이번 필리핀 생활을 열심히 해볼 각오로 불라칸 대학에 어학연수를 가는 학생들 속에서 팀장직을 지원했다. 그리고 2015년 8월 30일 김해공항에서 마닐라로 출발하는 비행기에 탑승했을 때도 머릿속에는 온통‘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내가 진짜로 가는 건가?’ 등 여러 가지 생각에 대부분의 승객들이 피로에 지쳐 잠들 때도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비행기에서 내려 마닐라 공항에서 불라칸으로 가는 버스에 탑승했을 때도 내 머릿속에는 온통 설렘과 걱정이 가득한 필리핀 생활이 그려지고 있었다.
이후 우리 대학교를 비롯한 공주대, 충북대, 건양대, 용인대와 함께 사전 레벨 테스트를 진행했고, 그 이튿날에는 다섯 개교 50여 명이 참석해 입학식이 진행되었다.
CHAPTER 2_ 필리핀 선생님, KLP 학생들 그리고 새로운 친구들
불라칸 주립대학교 어학당(Bulacan State University Language Center) 수업은 1:1 수업과 1:多 수업으로 구분된다. 1:1 수업에는 단어, 발음, Essay, 문법을, 1:多 수업에는 토익 RC/LC, 토익 Speaking, 토론, Business English 등의 수업이 있다. 이 수업들이 매일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 40분까지 마치 고등학교 시간표처럼 촘촘하게 짜여 있었다. 첫 주는 빡빡한 스케줄에 적응이 안 됐지만,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금세 적응해 수업시간을 즐기게 되었다.
가장 기대했던 프로그램은 KLP(Korean Language Program). KLP는 한국 학생들이 4주간 불라칸 주립대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 프로그램이다. 필리핀은 중학교가 없어 대학을 일찍 가기 때문에 나이는 우리의 고등학생 정도가 대부분이다. 내가 이 프로그램으로 만난 학생은 Roma라는 17살의 신입생인데 그녀는 요리가 전공이라 나중에 한국에 와서 요리를 배우고자 KLP를 신청했다고 했다. 한국어에 대한 그의 열정과 애정에 감사하기도 했고, 좀 더 많이 가르쳐 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도 많았다.
CHAPTER 3_ 여행의 시작, 길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
불라칸에서 공부한 지 5주가 지난 뒤 우리는 주말을 이용해 필리핀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대부분 친구들은 보라카이나 보홀에서 호핑 투어나 육상투어를 다녀왔다. 하지만 나는 스킨스쿠버에 관심을 가졌다. 필리핀은 스킨스쿠버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지원을 많이 해줘 한국에 비해 저렴하게 스킨스쿠버를 즐길 수 있다. 평소 스킨스쿠버에 관심이 많았기에 세부에서 기본자격증 취득에 도전했다.
세부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들과의 시간도 기억에 남는다. 미국, 독일, 필리핀 등으로 모두 국적이 달랐지만 영어로 술과 여행 이야기 등을 하며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세부 외에도 루손 섬의 최북단‘ 일로코스’ 지방도 아름다운 경관과 볼거리로 잊지 못할 여행지다.
CHAPTER 4_ 어느덧 다가온 아쉬운 헤어짐의 시간
어제 필리핀에 도착한 듯한데,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어느새 12월, 집으로 돌아갈 시기가 다가왔다. 졸업식 전날 마지막 기말고사까지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신 선생님들 덕분인지‘ 내가 정말 영어가 조금 늘기는 늘었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다.
2015년 후반기 필리핀어학연수는 끝났지만, 지금까지도 필리핀에서 만난 친구들, 선생님들과 서로 안부를 물으며 연락하고 지내고 있다.
내 인생 중 필리핀에서 보낸 4개월은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 주었고, 여행의 새로운 묘미를 알게 해주었으며 많은 친구들을 만나게 해준 잊을 수 없는 삶의 일부가 되었다. 지금도 어학연수를 지원할 학생들 중 대다수가‘ 영어’라는 장벽이 무서워 도망치고 지원을 미루고 있다. 넘어지고 다치겠지만 앞으로 나아간다면 나중에는 두려웠던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자신을 보고 놀라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은 학생인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선물과도 같은 혜택이다. 이를 잘 활용해 달라진 자신을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