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아니면 없을

4개월의 소중한 시간

글_ 배지은 인문대학 사학과 4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시작된 필리핀 생활

2014년 겨울, 바빴던 대학교 3학년 생활에서 가장 잘 한 일은 필리핀 집중어학연수 추가접수를 놓치지 않고 나의 대학생활 일부로 만든 것이다.

2015년 2월 27일 김해공항에서 필리핀으로 출국해 수화물을 찾을때까지만 해도 필리핀에 온 것을 실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를 데리러 온 선생님과 필리핀 현지인들과 더운 공기를 마주하는 순간, 이곳이 4개월 동안 내가 살 외국이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필리핀 현지 선생님, 친구들과 돈독해진 시간

불라칸 주립 대학교(Bulacan State University)의 어학당 수업은 크게 말하기(Speaking), 쓰기(Writing), 듣기(Listening), 읽기(Reading)로 구성되어 있고 이 중 말하기와 쓰기는 1:1 수업으로, 듣기와 읽기는 1:多 수업으로 진행되었다.

매일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 40분까지 진행하던 빡빡한 시간표도 일주일이 지나고 나니 고등학교 다닐 때처럼 적응이 되었고 수업이 끝난 후, 각자 선생님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얘기를 나누면서 더욱 친해졌다.

3월의 빡빡한 일정을 뒤로하고 필리핀 세부로 떠나 즐거운 휴가를 만끽하고 다시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4월 초부터는 주말마다 필리핀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인 K.L.P(KOREAN LANGUAGE PROGRAM)와 어학당 선생님, 한국인 학생들과 한국 ․ 필리핀의 문화를 즐기는 Culture Festival을 준비했다.

이 프로그램으로 즐겁게 1학기를 보내고, 그동안 배운 수업을 토대로 중간고사를 치름과 동시에 우리에게는 50일 정도의 2학기만 남아 있었다.

가장 행복했던 필리핀에서의 마지막 50일

50일밖에 남지 않은 우리의 필리핀 생활을 더 기억에 남기고 즐기고 싶었기에 수업이 없는 주말을 이용하여 친한 친구들 또는 같은 그룹 클래스의 학생들과 함께 필리핀의 여러 곳을 여행하였다.

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 학교에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팜팡가(Pampanga)’ 지역에 위치한 담당 선생님의 집에 방문한 것과 5월 마지막 주에 갔던 필리핀‘ 민도르(Mindoro)’ 섬이었다. 특히 민도르섬은 필리핀에서 만나 친해지게 된 3명의 친구들과 함께 갔었는데 여행사를 통한 것이 아닌 처음으로 타국에서 여행계획을 자율적으로 짜고, 실용영어를 쓰며 많은 추억을 담아왔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민도르섬의 화이트비치에서 1박 2일 동안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를 즐기며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어느덧 지나가버린 4개월

필리핀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과연 4개월이라는 시간이 빨리 갈까?’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귀국할 때가 다가오니‘ 언제 4개월이라는 시간이 갔지?’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기말고사를 마치고 이틀 뒤 우리는 졸업식을 하고 필리핀 어학연수는 끝이 났다. 4개월 동안 서로에게 정이 많이 들어 선생님들과의 이별에 눈이 빨개질 정도로 울며 필리핀을 떠나왔다. 그렇게 4개월 동안의 필리핀어학연수가 끝이 났고, 지금까지도 필리핀에서 사귄 친구들, 선생님들과 서로의 안부를 묻고 연락을 하며 지내고 있다.

내 인생에서 필리핀에서의 4개월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4개월 동안 많은 경험과 공부를 했고, 많은 친구들을 만난 잊을 수 없는 내 삶의 한 부분이 되었다. 어학연수를 지원할 학생들 중 다수가‘ 영어’라는 장벽이 무서워 도망치고 지원을 미루고 있다. 그러나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은 지금 학생인 덕분에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이를 잘 활용하여 나만의 길을 개척해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