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인의
자존심을
세계에 보여주다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꾸는 꿈이 있다. 바로 눈 덮인 알프스 하늘을 마음껏 날아보고 싶은 꿈이다.
우리 대학교를 졸업한 하치경 동문 역시그러했다.
군 제대 후 우리 대학교 2학년에 복학하던 1999년부터 패러글라이딩으로 하늘을 날기 시작한 이후 16년 동안 늘 가슴에 품어온 일이다.
늘 알프스 하늘을 꿈꾸던 그가 마침내 자신의 꿈을 당당히 이루었다.
지난 7월 5일부터 17일까지 열린 세계 최고 익스트림 경기인‘ 레드불 엑스-알프스’에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해 완주에 성공한 것이다.
그것도 세계적인 선수 32명 중 14번째 결승점 골인이라는 큰 성과와 함께 말이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부터 모나코 해변까지 1038km를 완주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전 거리를 완주했습니까?
경기시간인 새벽 5시부터 밤 10시 반까지 걷고 뛰거나 비행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걷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잘 걷는다 해도 하루에 100km를 넘게 걸어가긴 한계가 있고 인간의 능력으론 힘들기에 최대한 패러글라이딩을 많이 했습니다.
하루 100km 이상을 가기 위해 이를 악물고 비행할 수 있는 날에는 8시간에서 11시간까지 비행을 했습니다.
때론 총비행거리가 260km를 넘어 유럽선수들이 놀라기도 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구간,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코스는 어디입니까?
하루하루가 죽음과 싸워야 하는 날이었습니다.
특히 대회 2일째에 비가 오는 바람에 새벽 5시부터 저녁 10시 반까지 걸어가야 했고, 때문에 발바닥과 발가락이 많이 상해 너무 고통스러운 날이었습니다.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것 같습니다.
준비기간은 얼마나 걸렸으며, 어떤 준비를 했습니까?
아무나 참가할 수 있는 대회도 아니고 수 많은 대회경력과 수상경력 등을 필요로 합니다.
지난 16년간 쌓은 저의 비행 경력이 선발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한 기본적인 체력과 강한 정신력 수련을 위해 매일 10km가 넘는 산행과 달리기, 웨이트 트레이닝 등 1년이상 훈련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제일 힘든 건 후원 기업을 찾는 것이었죠.
수 많은 기업과 아웃도어 업체들에게 후원을 요청했지만 현실은 냉정했습니다.
이 대회를 알지도 못할 뿐더러 광고 효과가 얼마나 될지도 미지수여서 기업들의 관심을 얻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정말 마지막 한 달 전까지 과연 이 대회에 참가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지만 주변 지인들과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어렵게 출전하게 되었고 좋은 결과를 덤으로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 너무 기쁩니다.
수 많은 수상경력과 국가대표 경력 등 패러글라이딩에 관해서는 우리나라 최고로 꼽힙니다. 패러글라이딩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일단은 하늘에 뜨면 모든 것이 새롭고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이 듭니다.
한 번도 똑 같은 날씨가 없고 비행할 때마다 매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자연과 하나가 되어 하늘은 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비행의 매력에 빠져들 것입니다. 아마 직접 해보시면 제 기분을 백 번 이해하실 겁니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경기나 활동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세계챔피언이죠. 아시아를 넘어 세계챔피언 대회에서 1위가 목표입니다.
아시아챔피언, 한국챔피언 타이틀은 이미 보유했지만 아직 세계선수권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못 내고 있습니다. 뭔가 될 듯하면서 항상 2%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출전할 때마다 느끼고 있습니다.
아직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모교 후배들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제가 이번 대회 출전을 통해 느낀 게 많습니다.그중 해주고 싶은 말은‘ 세상엔 불가능이란 없다’는 것입니다.
해보지도 않고 쉽게 포기하고 낙심한다면 세상 살아가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모교의‘ 개척정신’을 항상 되새겨 보길 바랍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도전하고 노력한다면 그 어떤 일도 다 해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